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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조상, 화성의 파도, 아르기닌 두 알. 해외 과학 소식 다섯 개를 원문까지 열어봤어요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해외 과학 사이트에 올라온 것들 가운데 다섯 개를 골랐습니다. 국내 기사로는 아직 안 넘어온 것들이라 논문과 대학 보도자료를 직접 열어 정리했어요. 항목마다 언제 나온 연구이고 어디까지 확인된 이야기인지를 같이 적어 뒀습니다. 그게 있어야 “그래서 이걸 믿어도 되나”가 풀리거든요.

우리 DNA 안에 이름 없는 조상이 둘 더 있었어요

UC버클리 연구진이 7월 30일 Science에 실은 결과입니다. 현생인류가 네안데르탈인·데니소바인 말고도 정체 모를 옛 인류 두 계통과 섞였다는 걸, TRACE라는 방법으로 짚어냈어요. 현대인 게놈 수백 개의 족보 관계를 되짚는 방식이에요.

하나는 ‘유령 조상’이라 부르는 계통이에요. 5만 년 전보다 앞서 아프리카에서 현생인류와 섞였고 지금 우리 게놈의 약 1%를 차지합니다. 네안데르탈인에게 물려받은 몫과 비슷한 크기예요. 갈라져 나간 시점은 80만 년쯤 전으로,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서로 갈린 무렵과 겹칩니다.

다른 하나는 180만 년 된 계통에서 내려온 ‘초고대’ 조상이에요. 유라시아에서 데니소바인과 섞였고 그 데니소바인이 다시 현생인류와 섞이면서 우리에게까지 흘러들었습니다. 제1저자 율린 장 연구원은 이 유령 계통 흔적이 아프리카인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모든 현대인에게 있다는 걸 처음으로 보였다고 설명했어요. 프리야 무르자니 교수는 인류사가 가지 친 나무보다는 얽힌 그물에 가깝다고 정리했습니다. 다만 이들이 어떤 종이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화석도 게놈도 없고 시점만 호모 에렉투스나 중기 홍적세 인류와 겹칠 뿐이에요.

아르기닌이 모자랄 때 면역이 놓치는 표적

같은 날 Cell에는 로커펠러대 소하일 타바조이 교수팀 연구가 실렸어요. 아미노산 아르기닌이 부족하면 MHC-1이라는 단백질이 잘 안 만들어지는데, 이게 “여기 이상한 세포가 있다”고 면역계에 알리는 표지판 역할을 합니다. 표지판이 안 세워지니 면역세포가 종양이나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못 알아보는 거죠.

이유가 재미있어요. 아르기닌은 코돈 여섯 개가 맡고 있는데 MHC-1 유전자에 그 코돈이 유난히 많이 들어 있습니다. 아르기닌이 마르면 리보솜이 그 자리에서 번역을 멈춰버려요. 시판 정제 두 알 정도면 이 발현을 되살릴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고요.

여기서 한 줄을 꼭 붙여야 합니다. 쥐 실험이에요. 고아르기닌 먹이를 준 쥐에서 대장 종양이 억제되고 독감과 코로나 방어가 나아졌다는 결과예요. 사람에게서 확인한 게 아닙니다. 타바조이 교수도 면역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시험해 볼 만하다는 제안까지만 했어요. 아르기닌이 싸고 구하기 쉬우니 시험이 빨리 이뤄지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뇌는 예전 몸무게를 기억해요

코펜하겐대 연구자들이 The Conversation에 정리한 이야기입니다. 살이 빠지면 몸은 그걸 생존 위협으로 받아들여요. 굶주림 호르몬이 치솟고 음식 갈망이 강해지고 에너지 소비는 떨어집니다. 먹을 게 들쭉날쭉하던 시절에는 이게 살아남는 방법이었죠.

문제는 뇌가 한 번 무거웠던 몸무게를 새 기준선으로 삼아 지키려 든다는 점이에요. 다이어트 뒤 요요가 오는 건 의지 문제가 아니에요. 생물학이 설계대로 작동한 결과라는 겁니다. 이 관점은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약이 왜 듣고 왜 끊으면 되돌아가는지도 함께 설명해 줍니다.

태양풍이 만든 파도가 화성 대기를 쓸어가요

바람이 물 위를 지나면 파도가 일듯 태양풍이 화성 상층대기의 바깥 경계를 스쳐요. 거기서 켈빈-헬름홀츠 파동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인다는 관측이에요. 보스턴대 치 장 연구원팀이 7월 31일 Science Advances에 실었습니다.

방법이 눈에 띕니다. 중국 톈원 1호가 화성에 닿기 전 태양풍을 재고 나사 메이븐이 화성 근처에서 빠져나가는 이온을 동시에 좇았어요. 두 자료를 겹치니 태양풍이 변하는 순간과 대기가 새는 순간을 직접 맞대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경로로 빠지는 이온은 기존에 확인된 유실 경로보다 열 배에서 백 배까지 강했고요.

북극 영구동토에서 나온 탄소, 90% 넘게 바다 밑에 묻힙니다

북극 육상 영구동토에는 유기탄소가 약 1,300기가톤 들어 있고 해저와 삼각주에 400기가톤이 더 있어요. 땅이 녹고 해안이 무너지면서 해마다 0.02기가톤까지 바다로 흘러드는데 2100년까지 이 유출이 70~150% 늘어난다는 전망이 붙어 있습니다.

알프레트베게너연구소와 브레멘대 MARUM 연구진은 캐나다 키키크타루크(허셜섬) 연안에서 퇴적물 코어를 뽑아 탄소 동위원소를 재봤어요. 같은 7월 31일 Nature Geoscience에 실린 조사입니다. 육지에서 온 홍적세 영구동토 탄소 중 다시 분해돼 나오는 몫은 10% 미만이었어요. 해저 미생물이 편식을 하더라는 겁니다. 오래된 육상 탄소보다 갓 생긴 바다 탄소를 먼저 먹더라는 거죠.

좋은 소식처럼 들리지만 연구진이 단서를 달아 뒀습니다. 반응성이 높은 일부는 퇴적되기 전에 물기둥에서 이미 분해됐을 수 있고 그 몫은 이번 조사로 안 잡힌다고요. 지구 시스템 모델에 이걸 어떻게 넣을지가 남은 숙제로 적혀 있어요.

다섯 개를 다 읽고 나서

정리하다 보니 다섯 중 셋에 “아직 사람은 아니에요”, “아직 모릅니다” 같은 단서가 붙었습니다. 과학이 원래 그 속도로 간다는 뜻이더라고요. 연구가 부실해서가 아니고요. 저는 유령 조상 쪽이 오래 남을 것 같아요. 화석 한 조각 없이 게놈 안의 족보만으로 백만 년 전 친척을 찾아냈으니 방법 자체가 계속 쓰일 도구니까요.

아르기닌은 사람 시험 결과를 기다리면 되고 북극 탄소는 다음 조사가 물기둥 몫을 채울 겁니다. 답이 나오면 이 블로그에서 다시 정리할게요. 조용한 자리에서 이런 걸 재고 있는 연구자들을 응원합니다.

참고한 자료